<스물다섯 스물하나> 백이진, 나희도에 대해
채도 높은 쨍한 색감의 화면이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하는 드라마 남주혁이 연기하는 백이진은 아름다웠고, 김태리의 나희도는 반듯하고 강해서 벅찼다. 수돗가에서 분수를 만드는 장면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징적이었다. 자기 가족의 일로 타인이 불행에 빠진 데 죄책감을 느끼고, 그러한 현실에 짓눌린 이진은 행복을 포기한다. 그런 이진에게 희도는 몰래 같이 행복하자며 찰나의 행복을 만들어준다. 현실이 나를 짓누를 때도 나를 위해주는 법, 가볍게 다시 일어서는 법을 보여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중력'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진 앞에서 희도는 중력을 거스르고 솟구치는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나를 잡아당기는 현실 속에서도 도약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짙푸른 나무가 화면의 절반 ..
드라마
2022. 4. 6. 00:37